에치젠 료마X모모시로 타케시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관계자 외 출입 금지!

ⓒ 영

 

모모시로 타케시는 입술 틈을 가르고 엉망으로 터져 나오는 더운 숨을 고르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어째서 에치젠과 이러고 있는 거지? 어쩌면 이것이 훨씬 더 원론적인 생각일지도 몰랐다.

 

모모 선배, 집중하시라니까요.

 

에치젠 료마의 성음이 잔뜩 불퉁거렸다. 모모시로 타케시가 평소라면 들을 일 없을 만큼 낮아진 목소리가 습하게 모모시로 타케시의 뒷목을 주욱 훑고 지나갔다. 더워, 더워……. 조금 어지러울지도……. 에치젠 료마의 손이 질척거리는 젖은 소리를 내며 움직일 때마다 모모시로 타케시는 등허리를 들썩거리는 동시에 어쩔 줄 모르고 튀는 근육을 정돈할 수 없었다. 젠장, 이런 거 혼자 할 때랑은 전혀 다르잖아. 욕심껏 무엇이라도 쥐려는 에치젠 료마의 손아귀가 빳빳하게 선 두 자지를 동시에 맞비비다 간헐적으로 그 손아귀를 꽉 조이면 모모시로 타케시는 꼼짝도 못 하고 몸을 옹송그릴 뿐이었다. 에치젠 료마보다 훨씬 품이 넓은 몸이 엉망으로 구겨진 채로 자꾸만 에치젠 료마의 상반신을 파고들었다. 채 벗지 않은 티셔츠끼리 스치는 소리는 두 명 분의 빠듯한 숨소리보다도 작았다.

 

하아…… 에치젠, 잠깐……. 금방, 나올 것 같으니까…….

 

조금 더 버텨 보시죠? 읏, 모모 선배…….

 

아무래도 한창때의, 그것도 처음으로 남의 손을 타 보고 동시에 남의 자지와 비벼지기까지 하는 상황이 주는 극도의 흥분감으로 한계까지 팽창한 두 자지를 동시에 한 손으로 포개는 일은 아무리 에치젠 료마의 손이라고 한들 버거운 부피감이었다. 자꾸만 손아귀에서 벗어나 멋대로 피부 위든 티셔츠 밑단이든 자기 손이 아닌 다른 데 문질러지려고 미끄러져 나가는 모모시로 타케시의 자지가 괘씸했다. 내 손바닥에 잔뜩 쓸리는 걸로 이렇게 흥분해서 축축하게 적셔 놓기까지 했으면서. 몸까지 구겨 가면서 내 품으로 비집고 들어오려고 하는 주제에. 고양감인지 흥분감인지 구분조차 어려운 감각은 뇌를 푹 익혀 놓기에 충분했다. 애초부터 덜 여문 치기는 사춘기의 특권이었다. 에치젠 료마는 스스로가 어떤 욕망을 분출하고 있는지 자각조차 하지 못했다.

 

에치젠 료마가 불쑥 손을 뻗은 건 그때였다. 아직 정액을 싸지도 않았는데 투명한 체액으로 척척하게 젖은 모모시로 타케시의 성긴 체모 위를 손바닥으로 마구 비비며 쓸어 올렸다. 자지로만 온통 쏠려 있던 열기가 근처로 분산되자 어설픈 자위 말고는 성감을 얻는 법 따위 전혀 알지도, 알 생각도 하지 못했던 모모시로 타케시가 허리를 굽혀 움츠러들었다. 에치젠 료마의 손바닥이 너무 뜨거웠다. 보기와는 달리 무언가를 증명이라도 하듯 굳은살이 곳곳에 박인 그 손. 매끄러운 촉감이라고는 전혀 남아 있지 않은 그 손이. 울렁거리는 쾌감이 발산되지 못하고 고여 있는 아랫배 부근을 그 손이 압박하듯 누르고 그렇게 눌린 체모가 덩달아 스스로의 피부에까지 스치는 근지러운 쾌감을 견디는 법 같은 건 모모시로 타케시가 아는 것이 못 됐다. 헉, 꼴사나운 신음이 흩어져 나오고 신발 안의 발가락이 절로 곱아들었다. 에치젠 료마가 아무리 덜 여물었다고 한들 이런 상황에서 손도 못 쓸 천치는 아니었다. 다른 손으로 계속해서 두 개의 자지를 꽉 쥐고, 비비고, 흔들면서도 모모시로 타케시의 아랫배를 주우욱 훑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물론 아랫배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아래인, 그렇다고 자지 밑동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위인 그, 체모로 덮여 있는 여린 살 쪽을.

 

에치젠 료마와 모모시로 타케시를 제외한 모두가 잠들어 있는 사위는 고요하기 짝이 없었다. 이곳이 공용 화장실이라는 것을 환기시켜 주듯 세면대의 낡은 수도꼭지에서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만이 전부였다. 고작 그 소리로는 어떤 것도 감출 수 없어 모모시로 타케시는 자꾸만 아랫입술을 거칠게 내리 씹으며 어떻게든 꾸역꾸역 목구멍 안쪽으로 신음을 삼켰다. 에치젠 료마 역시 이를 악물었지만 잇새로 듬성듬성 새어 나오는 낮은 소리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에치젠, 에치젠……. 사정감이 참을 수 없이 밀려들 때마다 모모시로 타케시는 동아줄이라도 잡는 것처럼 에치젠 료마의 이름을 불렀다. 몸을 구길 수 있는 대로 구겨 에치젠 료마와 밀착해 있느라 그 목소리는 곧장 에치젠 료마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미처 삼키지 못한 앓는 소리와 씨근덕대는 숨소리까지, 모조리. 그럴 때마다 에치젠 료마는 엄지 끄트머리에 힘을 줘 모모시로 타케시의 요도구를 틀어막았다. 이 행위가 어떤 행위인지 인지하고서는 아니었고, 단순히 사정을 유예시키는 움직임일 뿐이었다. 그러면 모모시로 타케시는 몸을 이리저리 뒤채며 단 한 번도 내 본 적 없는 여리고 새된 소리를 꾸역꾸역 참았다. 머리, 아…… 머리 녹을 것 같다……. 칸과 칸을 구분해 놓기 위해 세워져 있는 칸막이가 반동으로 작게 덜컹거렸다.

 

쉿……. 모모 선배, 조금만…… 후우, 조금만, 더요.

 

어이, 빨리…… 흣, 빨리…… 내보내라고…….

 

더는 못 참아. 더는 못 참아. 더는 못 참는다……. 모모시로 타케시의 머릿속에는 온통 싸고 싶다는 욕구만이 가득했다. 그 외의 생각은 전혀 틈입할 여지도 없이, 오로지 욕구에만 충실한 상태로. 그러고 보니 에치젠 녀석과 이러고 있는 이유가……. 그래, 계기는 단순했다. 에치젠 료마가 곤란한 얼굴을 한 채 잠들 기미가 없어 보이길래 무슨 일이냐고 말을 걸었고, 발기해 버려서 잠들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듣고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다 도와주겠다는 말을 했고, 묘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에치젠을 냅다 끌어다 이곳으로 온 것이. 분명 그랬는데 어째서 그 에치젠 료마의 손길에 엉망으로 헉헉거리고 있는 쪽이 자신인 건지 이미 평소보다 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머리로는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 자식, 도대체 합숙 첫날 취침 시간에 대체 왜 발기했던 거지? 그런 의문은 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오지도 않았다.

 

그리고 모모시로 타케시는 에치젠 료마의 조금만 더가 얼마나 이어질지도 짐작하지 못했다. 앞으로 족히 몇 시간은 더 에치젠 료마의 손장난에 어울려 주게 될지 모르고. 먼저 에치젠 료마의 옆자리에서 잠들었던 자신의 손이 에치젠 료마의 손등을 스친 탓에 에치젠 료마가 세울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모르고.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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